금란 나눔터
Mt. Whitney- (Lone Pine Lake ) 산행기
어 은 희

지난 Memorial day 연휴에 Mt. Whitney 에 다녀왔다. 2달 전 쯤 5바나바 선교회
회원들을 통해 Whitney 산 등산 제의에 "남편(어광본 장로)이 가니까 물론 나도
가야지요." 라고 가볍게 동의했다. 젊은 시절, 방학만 되면 베낭 둘러 메고 소백산,
지리산...등을 헤메고 다니던 추억과 함께 가슴이 설레었다.
Whitney 산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가 해발 1만4천95 피트
(제주도 한라산의 2배이상)이며, 알라스카를 제외한 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우선, Whitney 산 등산을 위한 준비로 등산화를 구입한 후, 매일 새벽 기도회 후 ,
Alondra 공원 안의 호수 주위를 40여분씩 power walking을 했다. 그러나 계속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두려움! "중도에서 포기하게 되면 안돼는데, 내몸이 20대의
나를 기억해 줄가?????"
5월 29일 주일. 떠나는 날이 되었다. 예배 후, 교회에서 간단히 점심 식사를 끝내고
1시 30분 경 교회를 출발했다. 405번 Fwy에서 5번, 그리고 14번 Fwy로 들어선 후
Palmdale, Lancaster 를 지나 Mojave 사막을 통과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광활한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를 달리는 14번 도로 변에는 , 지난 겨울에
내린 많은 량의 비로 말미암아, 누런색의 사막 풀들이 모두 산뜻한 초록색으로 변해
있어 긴 드라이브의 지루함을 덜어 주었다.
오후 6시 30분, 캠핑 장소인 Diaz Lake 캠프장에 도착했다. 사막 한 가운데에 이토록
넓고 멋진 호수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호수 옆으로 캠프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모두들 차에서 내려 텐트를 설치 하는데, 거센 사막바람 때문에 조금(?) 힘이 들었다.
갈비를 굽고 준비해 온 반찬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둘러
앉아 친교의 시간을 갖는 한편, 어린 자녀들은 Marshmallow 를 꼬챙이에 꿰어 불에
구워 먹으면서 즐거워 했다. 문득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릴듯이
바로 머리 위에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아름답고 환상적인 밤이었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밤새도록 텐트가 펄럭거려서 모두들 잠을 설치고 기상 시간
5시 30분에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오니, 마치 거짓말처럼 바람이 잠잠해 지고 청명한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 6시30분에 캠프장을 출발
했다. 395번 Fwy를 타고 가다가 Lone Pine 에서 산길로 들어섰다. 드디어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은 흰색 화강암의 날카로운 산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굽이굽이 산 허리를 돌며 위로 위로 올라 가는데 우리 일행의 자동차 9대가 줄줄이
길게 이어져서 도로를 점령하고 일렬로 올라가는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차창
밖으로는 황갈색의 거대한 바위산들이 마치 조각품들을 전시해 놓은 듯, 기가 막힌
절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30분 쯤 후 Whitney Portal 에 도착했는데 , 이곳은
해발 8371 피트나 되는 높은 곳이었다. 파킹장 옆 큰 폭포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그 밑 계곡에서는 얼음같이 차가운 물이 콸콸 흘러 내리고 있었다. 등산 안하는 일행
들을 위하여 계곡 옆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오전 9시, 총 인원 37명 중 21명은
3개조로 나누어 휘트니 산 등산을 시작했다. 3번째 조를 맡아서 마지막까지 모든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전력을 다 하시는 총 Leader 이상홍 장로님의 모습에 감동
하며, 우리 부부는 어린 아동들과 함께 선두 그룹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이킹 시작한 지 30여분 지나면서 부터, 높은 고도 때문에 입속이 마르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수풀 속으로 트레일을 따라 올라 가다가 계곡물이 흘러 내리는
위에 돌로 된 징검다리를 뒤뚱뒤뚱 딛고 건너며,
눈이 쌓인 비탈을 기어 오르기도
했다. 종아리가 뻣뻣하고 숨도 차서 얼마나 더 가야 하는디 물었더니, 아직 절반도
못 올라 왔다나? "많이 힘들면 그만 포기하고 내려 가라." 는 남편의 말에,
' 정말 그렇게 할가?'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전진 ! 또 전진!!!
올라 갈수록 눈이 많아져서 걷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5월 말인데 이렇게 눈이
쌓여 있다니...... 양옆 ,또는 산 아랫쪽은 둘러 볼 여유도 없이 헉헉대며 오직 윗쪽의
깍아 지른듯한 뾰족한 높은 산 봉우리만 바라보며 올라갔다. 어느 사이에 우리 조의
Leader 는 Brian( 찰스 캐롤 권사님의 아들) 으로 바뀌어졌다. Brian 은 휘트니 산
등반이 3번째 라고 하며, 앞장 서서 날아 갈 듯 가볍게 우리를 안내했다.
드디어 목적지인 Lone Pine Lake 에 도착했다. 갑자기 눈 앞에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세계가 나타났다. 눈에 뒤덮인 거대한 바위산 자락에, 절반 가량이 얼음이 떠있는
아름다운 얼음 호수 !!! 그 호수 위에, 맞은편 산의 모습이 거울처럼 비치고 있었다.
호수 옆에 텐트를 치고 낚싯대를 들이우고 있는 젊은 백인 부부가, 호수 안에
송어(Trout) 가 살고 있다는 말에, 호수 옆 큰 바위위에 올라가서 호수를 내려다보니
정말 송어 몇 마리가 맑은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눈산, 평화롭고 아름다운 호수, 도 다른 한편엔 울창한 수풀!!
어쩌면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을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 참으로 벅찬
감동에 목이 메어왔다.

Lone Pine 호숫가에서 잠시 쉬고 기념 촬영을 한 후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조금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동안 눈길이 계속
되어 미끄럽기 때문에 조금 더 힘든 곳도 있었고, 눈 때문에 길이 안 보이기도 했다.
내리막 길 어느 지점에서 발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년초에 발을 심하게 삐었었는데
그 자리가 또 말썽인 것 같았다. 잠깐 바위에 걸터 앉아서 운동화를 벗었다가 다시
신고 일어서 보니 , 우리의 꼬마 리더 Brian 은 어느새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다.
몇시간이나 지났는지.......멀리 산 아랫쪽으로 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아아, 드디어
다 내려 왔나보다 ! 발걸음이 가볍고 빨라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주차장의 차들이
보이고 베이스 캠프에 도착 ! 시계를 보니 2시 20분. 5시간 20분 만에 돌아 온 것이었다.
여행이란, 숨 막히듯 돌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인생의 중요한 활력소라고 생각한다
미국 각 지역의 여행지에서 마다 느끼는, 참으로 장엄하고 아름다운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을 역시 이곳 Whitney 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 주셔서 이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누릴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리고 하나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자녀답게
살아 가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하며,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이렇듯 좋은 산행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신 5바나바 선교회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5월 29 일 2005년








